물속을 유유히 떠다니는 잉어 한 마리, 이름은 코아예요.아주 작고 예쁜 어항에서 태어난 코아는, 그 안에서 자라며 세상을 배워갔어요.하루 세 번 떨어지는 먹이, 유리벽 너머 오가는 사람들, 그리고 작은 인공 산호와 인형처럼 생긴 다이버 장식들.늘 같은 자리에 있고, 같은 풍경이 반복됐죠.코아는 그게 전부인 줄 알았어요. 가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어요.“잉어는 이 정도 크기가 적당해.”“어항 안에 있으면 너무 커지지 않아서 좋아.”그 말들은 어느새 코아에게 보이지 않는 틀이 되었어요.‘나는 큰 물고기가 아니야. 나는 이만큼이야.’코아는 그렇게 스스로 자라기를 멈췄어요.마음속에 작은 벽이 생긴 거죠. 그러던 어느 날, 코아는 작은 어항을 떠나깊고 넓은 연못으로 옮겨졌어요.처음엔 너무 무서웠어요.물이 깊고,..